KimChaeLin

어린시절 '부곡하와이'에 대한 환상은 누구나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이국적인 정취를 인공의 공간을 통해 읽어냈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또는 자신이 선택한 오브제들을 통해 이런 생경한 풍경을 전시장안에 재현한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상상으로 그려나가는 것이 어쩌면 작가들이 하는 진짜 작업인지도 모르겠다. 음식을 통한 이야기를 위해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하와이 음식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들어내고 이 공간안에서 관객들과 나누면서 벌어지는 새로운 하와이를 경험하게 된다. 음식과 예술이 만나왔던 계보를 쫓다 보면 그 이면에는 정치, 사회, 문화, 경제적 맥락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은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의 긴장을 풀며 관계 맺음의 촉진제가 되어주듯이, 이번 을지로 하와이의 "하와이안 키친-내가 갈래 하와이"에서는 가볍고 원초적으로 음식의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예술은 어렵지 않고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도저히 실체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대상같기도 하다.

한번도 하와이에 가보지 못한 작가들이 꾸미는 상상의 하와이. 상수동에서 하와이를, 을지로에서 시베리아를 경험해보세요. 전시기간 동안 작가들이 글로 배워 만든 하와이 음식과 시베리아용 음료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을지로 시베리아 전시는 cctv를 통해 슬런치팩토리 안에 프로젝션 영상으로 상영됩니다.

○ HAWAII MENU 스팸무스비 / 해산물 샐러드 / 꼬치 / 아사이볼 / 피나콜라다 / 열대음료

○ SIBERIA MENU 핫초코 위스키 / 보드카젤 / 소맥 / 바닐라 아이스크림+리쿼